MEDDIC Metrics “업무 효율을 높이고 싶어요”라는 답변을 들었을 때의 당황스러움
“저희 솔루션을 도입하시면 어떤 효과를 기대하시나요?”라고 질문했을 때, 고객이 “음, 업무 효율을 높이고 싶어요”라고 답한다면 여러분은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아마도 “좋긴 한데…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이런 막연한 대답을 듣고 그냥 넘어가신 적이 있으신가요?많은 세일즈 담당자들이 이런 상황에서 “네, 저희 솔루션이 업무 효율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라며 그냥 넘어갑니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나중에 딜이 무산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고객 자신도 정확히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고, 세일즈 담당자도 구체적인 가치를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입니다.MEDDIC의 첫 번째 요소인 Metrics는 바로 이런 문제를 해결합니다. “업무 효율 향상”을 “월 200시간 업무 시간 단축”으로, “비용 절감”을 “연간 5억 원 운영비 절약”으로 구체화하는 것이죠. 오늘은 고객의 막연한 기대를 측정 가능한 구체적 목표로 변환시키는 Metrics의 핵심 기법들을 알아보겠습니다
Metrics가 MEDDIC에서 가장 중요한 이유
MEDDIC의 6가지 요소 중에서 Metrics를 첫 번째로 배치한 이유가 있습니다. 다른 모든 요소들이 Metrics를 중심으로 구성되기 때문입니다. Economic Buyer는 Metrics로 ROI를 판단하고, Decision Criteria는 Metrics 달성을 위한 기준이 되며, Pain은 Metrics로 정량화되고, Champion은 Metrics로 내부를 설득합니다.한 국내 제조업체와의 프로젝트 사례를 보겠습니다. 초기에 고객은 “생산성을 높이고 싶다”고만 했습니다.
하지만 Metrics 발굴 과정을 거치면서 “현재 월 평균 10회 발생하는 생산 중단을 월 2회 이하로 줄여서 연간 12억 원의 손실을 방지하고 싶다”는 구체적인 목표가 나왔습니다. 이 명확한 Metrics가 있었기에 임원진 설득이 가능했고, 경쟁사와의 차별화도 할 수 있었습니다.반대로 Metrics가 모호한 경우를 보겠습니다. 어떤 IT 서비스 회사는 6개월간 대형 유통사와 클라우드 전환 프로젝트를 논의했지만 결국 무산되었습니다. 고객이 끝까지 “비용 효율성”이라는 막연한 표현만 사용했고, 구체적인 목표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알아보니 내부적으로도 명확한 목표가 설정되지 않은 상태였고, 결국 “급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었습니다.이처럼 Metrics는 단순히 목표를 숫자로 표현하는 것을 넘어서, 고객의 진정성과 프로젝트의 시급성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입니다. 구체적인 Metrics를 제시할 수 있는 고객일수록 실제 구매 가능성이 높고, 막연한 표현만 하는 고객일수록 아직 구매 단계에 이르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효과적인 MEDDIC Metrics 발굴을 위한 3단계 질문법
1단계: 현재 상태 파악하기
먼저 고객의 현재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합니다. 이때 SPIN의 Situation Questions와 연계하면 효과적입니다.”현재 부서에서 가장 중요하게 관리하고 계시는 KPI가 무엇인가요?” “이 지표들은 어느 정도 수준이어야 목표에 도달한다고 보시나요?” “현재 이 수치들이 목표 대비 어느 정도 차이가 나고 있나요?” “지난 1년간 이 지표들의 변화 추이는 어떠했나요?”이런 질문들을 통해 고객이 이미 측정하고 있는 지표들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고객이 사용하는 용어와 기준을 그대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지표가 아니라, 고객이 실제로 관리하고 있는 지표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2단계: 문제의 임팩트 정량화하기
현재 상태를 파악했다면, 문제로 인한 구체적 손실이나 영향을 숫자로 환산해야 합니다.”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연간 어느 정도의 손실이 예상되나요?” “목표 달성이 늦어질 경우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경쟁사 대비 뒤처지는 부분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로 표현하면 어느 정도일까요?” “현재 비효율로 인해 투입되고 있는 추가 인력이나 비용이 있다면 얼마나 될까요?”한 통신사와의 프로젝트에서는 “고객 응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막연한 불만에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파고들어보니 “평균 응대 시간 8분을 5분으로 단축하여 일일 처리 가능 고객 수를 20% 늘리고, 이를 통해 연간 12억 원의 매출 증대 효과를 얻고 싶다”는 명확한 목표가 나왔습니다.
3단계: 솔루션 도입 후 목표 설정하기
마지막으로 솔루션 도입 후 달성하고 싶은 구체적 목표를 설정해야 합니다.”이 프로젝트가 성공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이 있나요?” “1년 후 어떤 수치를 보시면 ‘성공했다’고 생각하실까요?” “투자 대비 어느 정도의 효과를 보셔야 만족하실까요?” “정량적으로 측정 가능한 목표를 3가지 정도 설정한다면 무엇일까요?”이 단계에서는 고객과 함께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목표를 설정해야 합니다. “효율성 향상”이 아니라 “6개월 내에 처리 시간 30% 단축”처럼 명확한 목표여야 합니다.
MEDDIC Metrics의 4가지 유형과 접근법

1. 비용 절감형 Metrics
가장 일반적이고 측정하기 쉬운 형태입니다. 현재 발생하고 있는 비용이나 손실을 줄이는 것에 초점을 맞춥니다.대표적인 사례들:
- 인력 비용 절감: “월 100시간 초과근무를 50시간으로 줄여 연간 1억 원 절약”운영비 절감: “전력 사용량 20% 감소로 연간 5천만 원 절약”오류 비용 절감: “품질 불량률 5%를 2%로 낮춰 연간 3억 원 손실 방지”
비용 절감형 Metrics의 장점은 현재 지출되고 있는 비용이므로 계산이 명확하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경영진에게 상대적으로 임팩트가 작게 느껴질 수 있으므로 장기적 관점에서의 누적 효과를 강조하는 것이 좋습니다.
2. 매출 증대형 MEDDIC Metrics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거나 기존 매출을 늘리는 것에 초점을 맞춘 형태입니다. 경영진의 관심을 가장 크게 끌 수 있는 유형입니다.대표적인 사례들:
- 신규 고객 확보: “월 신규 가입자 20% 증가로 연간 50억 원 매출 증대”상향 판매: “기존 고객 단가 15% 상승으로 연간 30억 원 추가 매출”시장 출시 단축: “신제품 런칭 3개월 단축으로 연간 80억 원 선점 효과”
매출 증대형 Metrics는 임팩트가 크지만 불확실성도 큽니다. 따라서 보수적인 시나리오와 낙관적 시나리오를 모두 제시하여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3. 리스크 감소형 MEDDIC Metrics
잠재적 위험이나 손실을 방지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형태입니다. 특히 규제가 강한 업종에서 중요합니다.대표적인 사례들:
- 보안 사고 방지: “데이터 유출 시 예상 손실 100억 원 위험 제거”규정 준수: “규제 위반 시 과태료 10억 원 리스크 회피”시스템 안정성: “시스템 다운타임 월 4시간을 1시간으로 줄여 연간 20억 원 손실 방지”
리스크 감소형 Metrics는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는 일”이라는 특성 때문에 설득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과거 실제 발생 사례나 업계 통계를 활용하여 현실성을 높여야 합니다.
4. 전략적 가치 MEDDIC Metrics
정량화하기 어려운 전략적 가치를 숫자로 표현한 형태입니다. 가장 어렵지만 임팩트가 클 수 있습니다.대표적인 사례들:
- 고객 만족도: “NPS 20점 향상으로 고객 이탈률 10% 감소, 연간 15억 원 효과”브랜드 가치: “디지털 전환으로 브랜드 이미지 개선, 주가 10% 상승 효과”조직 역량: “직원 생산성 15% 향상으로 연간 25억 원 가치 창출”
전략적 가치 Metrics는 논리적 연결고리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고객 만족도 향상 → 재구매율 증가 → 매출 증대”처럼 단계별 인과관계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MEDDIC Metrics 발굴 시 흔한 실수들과 대응법실수
1: 고객이 제시하는 첫 번째 답변에 만족하기
많은 세일즈 담당자들이 고객이 “비용을 줄이고 싶어요”라고 하면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일 뿐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비용을 얼마나 줄이고 싶으시나요?”라고 더 파고들어야 합니다.”연간 10억 원 절약이 목표시라면, 이 중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비용 항목이 무엇인가요?” “과거에 비슷한 프로젝트로 실제 절약한 경험이 있으시다면 어느 정도였나요?”이런 식으로 계속 구체화해나가야 진짜 Metrics를 찾을 수 있습니다.
실수 2: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가치에만 집중하기
자사 솔루션의 강점에 맞춰서만 Metrics를 찾으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화 솔루션을 판다고 해서 “인력 절감”에만 집중하면 안 됩니다. 고객에게는 품질 향상이나 컴플라이언스가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인력 절감 외에 자동화로 얻을 수 있는 다른 이익들도 고려하고 계시나요?” “품질이나 정확성 측면에서의 개선 효과도 중요하게 보시나요?”고객의 관점에서 모든 가능한 가치를 탐색해야 합니다.
실수 3: 과도하게 낙관적인 목표 설정하기
계약을 수주시키고 싶은 마음에 비현실적으로 큰 효과를 제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신뢰를 잃게 됩니다.대신 보수적이고 달성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되, 단계별 확장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1차로 월 1억 원 절약을 목표로 하되, 성공 시 2차에서 추가로 2억 원 절약도 가능합니다”와 같은 방식입니다.
실수 4: 구체적인 질문을 하는 것을 꺼리기
많은 세일즈 담당자들이 “이런 구체적인 질문을 하면 고객이 불편해하지 않을까?”라고 걱정합니다. 특히 한국 문화에서는 초기 미팅에서 너무 직접적인 질문을 꺼리는 경향이 있죠.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상황에 따른 접근법입니다. 고객이 먼저 미팅을 요청했거나 구체적인 문제를 상담하러 온 경우라면 이런 질문들이 오히려 전문성을 보여주는 요소가 됩니다. “이 분은 우리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려고 하는구나”라는 신뢰감을 줄 수 있죠.반면 초기 관계 구축 단계나 일반적인 소개 미팅에서는 접근 방식을 조정해야 합니다:단계적 접근법: 1차: “요즘 업계에서 가장 관심사가 되는 이슈가 무엇인가요?” 2차: “그런 이슈들이 실무에서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3차: “혹시 이런 부분에서 측정하고 계시는 지표가 있으신지요?”핵심은 고객이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수준에서 시작해서 점진적으로 구체화해나가는 것입니다.
다음 단계: Economic Buyer와의 연결
훌륭한 MEDDIC Metrics를 발굴했다면 이제 이것을 누구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바로 Economic Buyer를 찾아내고 설득하는 것이죠.발굴한 Metrics는 Economic Buyer를 식별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연간 50억 원 규모의 투자 결정을 누가 내릴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통해 진짜 의사결정권자를 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구체적인 ROI 수치가 있으면 Economic Buyer와의 미팅에서 설득력 있는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렇게 발굴한 MEDDIC Metrics를 바탕으로 진짜 결정권자인 Economic Buyer를 찾아내고 접근하는 전략을 상세히 알아보겠습니다. Economic Buyer는 단순히 직급이 높은 사람이 아닙니다. 실제 예산 권한과 최종 승인권을 가진 사람을 정확히 식별하는 방법, 그리고 이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기법들을 다룰 예정입니다.MEDDIC Metrics 없이는 Economic Buyer를 설득할 수 없고, Economic Buyer 없이는 아무리 좋은 Metrics도 의미가 없습니다. 이 둘을 연결하는 것이 MEDDIC 성공의 핵심입니다.
MEDDIC 시리즈 전체 보기효과적인 B2B 영업을 위한 완전한 가이드:
- MEDDIC이란 무엇인가 – 복잡한 B2B 세일즈의 필수 프로세스
- Metrics: 성공을 수치로 정의하기 (현재 글)
- Economic Buyer: 진짜 ‘결정권자’를 찾는 법
- Decision Criteria: 의사결정 기준을 사전에 파악하기
- Decision Process: 프로세스를 알고 미리 대응하는 방법
- Identify Pain: 고객의 심층 Pain 발굴하는 기술
- Champion: 내부 지지자를 만드는 전략
- Paper Process (확장형 MEDDPICC): 계약 프로세스 관리법
- Competition (확장형 MEDDPICC): 경쟁사 대비 전략 수립
- MEDDIC으로 기회를 관리할 때 꼭 주의할 점
본 MEDDIC 시리즈는 PTC의 성공 사례와 MEDDIC Academy의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