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시스템에 어떤 불편한 점이 있으신가요?” MEDDIC Identify Pain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요청한 한 중견 물류회사의 IT 책임자에게 던진 질문에 돌아온 답변은 예상과 달랐습니다.

“불편한 점이라기보다는… 글쎄요, 아직은 그냥 저냥 쓸 만해요.”

3개월간 공을 들인 고객사였지만 고객의 진짜 Pain을 찾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개선 필요성’은 모두 표면적이었고, 그렇다고 긴급성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검토해보겠다”는 말과 함께 제안은 무산될 뻔했습니다.

전환점은 우연한 계기로 찾아왔습니다. 고객사 물류센터를 방문했을 때, 야간 근무자가 던진 한 마디였습니다.

“시스템이 하루에 2-3번씩 먹통이 되는데, 그때마다 수작업으로 처리해야 해서 새벽 2시까지 일해요. 정말 힘들어요.”

이것이 진짜 Pain이었습니다. IT 책임자는 ‘시스템 안정성’이라는 기술적 관점에서만 접근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직원들의 야근과 스트레스, 그리고 배송 지연으로 인한 고객 컴플레인이라는 구체적이고 절실한 문제가 있었던 것입니다.

Identify Pain은 MEDDIC에서 고객이 현재 겪고 있는 진짜 문제점을 발굴하고, 이를 해결하지 않을 경우의 영향을 구체화하는 과정입니다. 표면적인 불편함이 아닌, 비즈니스에 실질적 타격을 주는 핵심 Pain을 찾아내야 합니다.

Pain의 3가지 층위: Surface Pain, Business Pain, Personal Pain

MEDDIC Identify Pain

Surface Pain (표면적 Pain)

고객이 처음에 말하는 일반적인 불편사항들입니다.

  • “시스템이 좀 느려요”
  • “리포트 작성이 번거로워요”
  • “인터페이스가 복잡해요”

이런 Surface Pain만으로는 구매 동기가 약합니다. 고객은 “현재도 쓸 만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Business Pain (비즈니스 Pain)

조직의 목표 달성과 성과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문제들입니다.

  • “시스템 지연으로 고객 응대가 늦어져 만족도가 떨어지고 있어요”
  • “오류로 인한 수작업 때문에 인건비가 월 3,000만원 추가로 발생해요”
  • “데이터 부정확성으로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린 적이 여러 번 있어요”

Business Pain은 Economic Buyer가 관심을 갖는 영역입니다.

Personal Pain (개인적 Pain)

담당자 개인이 겪는 스트레스와 부담입니다.

  • “매일 야근해야 하는 스트레스”
  • “상사에게 보고할 정확한 데이터가 없어 곤란한 상황”
  • “시스템 오류로 고객 컴플레인을 받을 때의 부담감”

Personal Pain은 Champion 확보와 프로젝트 추진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MEDDIC Identify Pain – Pain 발굴을 위한 질문 기법

현재 상황 파악 질문

  • “하루 일과 중에서 가장 스트레스 받는 업무 장애가 언제인가요?”
  • “지난 한 달간 부서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된 사건이 있다면?”
  • “현재 프로세스에서 가장 많은 시간이 걸리는 부분은 어디인가요?”

영향도 확산 질문

  • “이 문제 때문에 다른 부서에서는 어떤 영향을 받고 있나요?”
  • “고객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느끼고 계실까요?”
  •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1년 후에는 어떻게 될 것 같으세요?”

감정적 반응 확인 질문

  • “이런 일이 생겼을 때 기분이 어떠세요?”
  • “팀원들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말하나요?”
  • “상사 보고할 때 가장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무엇인가요?”

MEDDIC Identify Pain – 실제 고객 사례: 제조업체의 숨겨진 Pain 발굴

상황: 대형 자동차 부품 제조사의 ERP 업그레이드 프로젝트 담당자: 정보시스템팀 부장

초기 Pain: “현재 ERP가 10년 됐는데, 좀 더 현대적인 시스템으로 바꿔야 할것 같습니다”

1단계: Surface Pain 파악

처음에는 “시스템이 오래됐다”, “인터페이스가 불편하다”는 일반적인 답변만 나왔습니다. 이 정도로는 수십억 원의 ERP 교체를 정당화하기 어려웠습니다.

2단계: Business Pain 발굴

구체적인 질문을 통해 실제 비즈니스 영향을 파악했습니다:

질문: “월말 마감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시나요?” 답변: “보통 3-4일 걸리는데, 그동안 모든 부서가 대기 상태예요. 재무팀은 밤샘 작업하고요.”

질문: “고객사에서 납기 문의가 오면 어떻게 답변하시나요?” 답변: “정확한 재고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어려워서… ‘확인 후 연락드리겠다’고 말할 수밖에 없어요.”

3단계: Personal Pain 발굴

개인적 차원의 고충을 알아냈습니다:

질문: “월말 마감 때 가장 스트레스받는 순간이 언제인가요?” 답변: “데이터가 안 맞을 때요. 어디서 틀렸는지 찾으려면 밤새도록 확인해야 하거든요. 피곤하고 가족들은 그들 나름대로 스트레스 받아요”

질문: “임원진 보고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은?” 답변: “정확한 수치를 못 드리는 거예요. ‘대략 이 정도’라고 말하면 신뢰도가 떨어지는 게 느껴져요.”

4단계: Pain의 정량화

발굴한 Pain을 구체적 숫자로 표현했습니다:

  • 시간 비용: 월말 마감 4일 × 12개월 × 평균 20명 참여 = 연간 960 시간 손실
  • 기회 비용: 신속한 고객 응대 불가로 인한 수주 기회 상실 (월 평균 2-3건)
  • 인건비: 야근 수당 월 평균 1,500만원 × 12개월 = 연간 1억 8천만원
  • 스트레스 비용: 직원 만족도 저하 및 이직률 증가

결과: 단순한 ‘노후화된 시스템’이 아닌, 연간 5억원 이상의 실질적 손실을 발생시키는 핵심 비즈니스 이슈임을 입증했습니다.

MEDDIC Identify Pain – Pain 발굴 시 자주 하는 실수들

실수 1: 기능 중심 접근

“우리 솔루션의 A 기능이 필요하지 않으세요?”라고 묻는 것은 Pain 발굴이 아닙니다. 고객의 실제 문제상황부터 파악해야 합니다.

실수 2: 표면적 답변에 만족

“시스템이 느리다”는 답변을 들었을 때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얼마나 느린지”, “언제 가장 느린지”, “이 때문에 어떤 일이 생기는지” 구체적으로 파고들어야 합니다.

실수 3: 단일 관점만 고려

IT 담당자의 관점만 듣고 끝내지 말고, 실제 사용자, 관리자, 고객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Pain을 종합적으로 파악해야 합니다.

MEDDIC Identify Pain – Pain을 Metrics와 연결하는 전략

발굴한 Pain을 구체적인 Metrics로 연결해야 설득력이 높아집니다:

Pain → Metrics 연결 사례

  • Pain: “월말 마감에 4일 소요”
  • Metrics: “마감 시간 50% 단축 (4일 → 2일)”
  • Pain: “고객 문의 답변 지연”
  • Metrics: “고객 응답 시간 70% 개선 (2일 → 당일)”
  • Pain: “데이터 부정확성”
  • Metrics: “데이터 정확도 99.5% 달성”

ROI 계산으로 전환

  • 현재 손실: 야근 수당 연 1억 8천만원 + 기회비용 연 3억원 = 총 4억 8천만원
  • 솔루션 투자: 2억원 (구축비) + 연 5천만원 (운영비)
  • ROI: 1년차부터 순이익 2억 8천만원, ROI 140%

MEDDIC Identify Pain – Champion과 Pain의 상호작용

Champion은 Pain 발굴과 활용에 있어서 핵심적 역할을 합니다:

Champion을 통한 Pain 발굴

  • 내부 정보 제공: 공식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내부 문제점들을 알려줍니다
  • 다각도 관점: 여러 부서의 서로 다른 Pain 포인트를 종합해서 전달합니다
  • 우선순위 파악: 수많은 문제 중에서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Pain이 무엇인지 알려줍니다

Pain을 통한 Champion 확보

  • 공감대 형성: 개인적 Pain에 공감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면 강력한 Champion이 됩니다
  • 성과 기여: Champion의 KPI나 평가지표와 관련된 Pain을 해결해주면 적극적 지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Economic Buyer 설득을 위한 Pain 활용법

Economic Buyer에게는 Personal Pain보다 Business Pain을 중심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Business Impact 중심 프레젠테이션

  • 매출 영향: “고객 응답 지연으로 월 평균 3억원 수주 기회 손실”
  • 비용 영향: “수작업으로 인한 연간 인건비 2억원 추가 발생”
  • 리스크 영향: “데이터 부정확성으로 인한 잘못된 의사결정 위험”

전략적 Pain 연결

  • 경쟁 우위: “경쟁사 대비 고객 응답 속도 50% 느림”
  • 성장 제약: “현재 시스템으로는 내년 30% 성장 목표 달성 불가”
  • 규정 리스크: “데이터 관리 규정 위반 가능성”

Pain 발굴은 단순히 문제점을 찾는 것이 아닙니다. 고객이 현재 상황을 바꿔야 하는 절실한 이유를 만들어내는 과정입니다. Surface Pain에서 시작해서 Business Pain과 Personal Pain까지 깊이 파고들고, 이를 구체적인 숫자와 ROI로 표현할 때 비로소 강력한 구매 동기가 생성됩니다.

다음 편에서는 Champion: 내부 지지자를 만드는 전략에 대해 다룰 예정입니다. 발굴한 Pain을 바탕으로 고객사 내부에서 우리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도와주는 Champion을 확보하고 활용하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살펴보겠습니다.


MEDDIC 시리즈 전체 보기

효과적인 B2B 영업을 위한 완전한 가이드:

  1. MEDDIC이란 무엇인가 – 복잡한 B2B 세일즈의 필수 프로세스
  2. Metrics: 성공을 수치로 정의하기
  3. Economic Buyer: 진짜 ‘결정권자’를 찾는 법
  4. Decision Criteria: 의사결정 기준을 사전에 파악하기
  5. Decision Process: 프로세스를 알고 미리 대응하는 방법
  6. Identify Pain: 고객의 심층 Pain 발굴하는 기술
  7. Champion: 내부 지지자를 만드는 전략
  8. Paper Process (확장형 MEDDPICC): 계약 프로세스 관리법
  9. Competition (확장형 MEDDPICC): 경쟁사 대비 전략 수립
  10. MEDDIC으로 기회를 관리할 때 꼭 주의할 점

본 MEDDIC 시리즈는 PTC의 성공 사례와 MEDDIC Academy의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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