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고객에게 먼저 연락을 해야 할까”
월요일 아침 출근해 책상 위에 놓인 20개의 신규 리드 목록을 보며 고민에 빠진 적이 있으신가요? 모든 고객이 “관심 있다”, “검토해보겠다”고 말하지만,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습니다. 어떤 고객부터 만나야 할지,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많은 영업 담당자들이 결국 감에 의존하거나 들어온 순서대로 처리하게 됩니다.
하지만 성공하는 영업 담당자들은 다릅니다. 그들은 BANT와 같은 나름의 기준으로 체계적으로 비즈니스 리드를 분류하고, 성공 확률이 높은 고객부터 우선순위를 정해서 접근합니다. 오늘은 지금까지 살펴본 Budget, Authority, Need, Timing을 종합하여 실제 리드를 점수화하고 분류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BANT Scoring이란 무엇인가?
BANT Scoring은 각각의 BANT 요소에 점수를 부여하여 리드의 총점을 산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선순위를 정하는 체계적인 평가 방법입니다. 단순히 “좋은 고객” 또는 “나쁜 고객”으로 분류하는 것이 아니라, 각 요소별로 구체적인 점수를 매기고 종합하여 어떤 고객에게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지 결정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예산은 충분하지만 의사결정권이 없는 고객과 예산은 부족하지만 절실한 니즈를 가진 고객사 임원을 만났다면 어느 쪽에 더 집중해야 할까요? BANT 스코어링을 통해 이런 복합적인 상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최적의 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BANT Scoring 기준 체계
각 BANT 요소는 0점부터 3점까지의 4단계로 평가하며, 총 12점 만점으로 계산됩니다. 이 점수 체계를 통해 리드를 Hot(9-12점), Warm(6-8점), Cold(3-5점), No-Go(0-2점)로 분류하여 차별화된 접근 전략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Budget 점수 기준
3점 (예산 확보): 명확한 예산이 책정되어 있고, 우리 솔루션의 가격대와 일치하는 경우입니다. “올해 이 프로젝트에 3억 원 예산을 배정했어요”와 같이 구체적인 금액과 승인된 예산을 확인할 수 있을 때 부여합니다.
2점 (예산 계획): 구체적인 금액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예산 확보 계획이 있고, 대략적인 투자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경우입니다. “아직 정확한 금액은 정하지 않았지만, 이런 규모의 프로젝트라면 억 단위 투자는 각오하고 있어요”라는 반응을 보일 때입니다.
1점 (예산 관심): 비용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이나 승인 과정이 불분명한 상태입니다. “비용이 얼마나 들까요?”라고 묻지만 실제 예산 확보 방안은 모호한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0점 (예산 없음): 예산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거나 “무료나 저렴한 것부터 시작하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경우, 또는 명백히 우리 솔루션의 가격대와 맞지 않는 경우입니다.
Authority 점수 기준
3점 (최종 결정권): 실제 구매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과 직접 소통하고 있는 경우입니다. 고객사 임원, 사업부장, 또는 해당 프로젝트의 최종 의사결정권을 위임받은 담당자와 미팅하고 있을 때 부여합니다.
2점 (영향력 있음): 최종 결정권은 없지만 의사결정 과정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입니다. “제가 검토해서 대표님께 추천드릴게요”라고 말하며, 실제로 그 추천이 의미 있는 무게를 가지는 경우입니다.
1점 (정보 수집): 정보를 수집하고 상급자에게 보고하는 역할을 하지만,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이 제한적인 경우입니다. “일단 자료를 받아서 팀장님께 보여드릴게요” 수준의 권한을 가진 담당자입니다.
0점 (권한 없음): 정보 전달 역할만 하거나 실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저는 잘 모르고, 위에서 알아보라고 해서요”라는 반응을 보이는 담당자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Need 점수 기준
3점 (절실한 니즈):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문제가 있으며, 해결하지 않으면 심각한 손실이나 위험이 발생하는 상황입니다. “이 문제로 인해 월 1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어요”처럼 정량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니즈입니다. 혹은 “어제 대표님이 이 문제를 해결하라며 임원들을 강하게 질책하셨습니다”처럼 조직 내부의 강한 압박이나 긴급성을 느낄 수 있는 상황도 포함됩니다.
2점 (명확한 니즈): 구체적인 문제는 있지만 손실 규모나 해결의 시급성이 중간 정도인 경우입니다. “효율성을 높이고 싶어요. 지금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 같아서요”라는 수준의 니즈입니다.
1점 (잠재적 니즈): 문제에 대한 인식은 있지만 구체성이나 절실함이 부족한 경우입니다. “더 좋은 방법이 있으면 해보고 싶어요”처럼 개선에 대한 막연한 관심 수준입니다.
0점 (니즈 없음): 현재 상황에 만족하거나 문제 인식이 전혀 없는 경우입니다. “지금도 별 문제없이 잘 되고 있어요”라고 말하며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Timing 점수 기준
3점 (긴급): 명확한 마감일이 있고, 그 시점까지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12월까지 새 시스템을 도입해야 해요. 내년 1월부터 새로운 규제가 적용되거든요”처럼 외부 요인에 의한 강제성이 있는 경우입니다.
2점 (계획됨): 구체적인 일정 계획이 있고, 합리적인 검토 기간을 거쳐 의사결정을 내리려는 경우입니다. “내년 상반기 예산으로 진행하려고 해요. 11월까지는 결정해야겠죠”라는 반응을 보일 때입니다.
1점 (미정): 시기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언젠가는 해야지” 정도의 인식을 가진 경우입니다. “올해는 어렵고, 내년쯤에는 고려해볼게요”라는 막연한 계획 수준입니다.
0점 (없음): 타이밍에 대한 계획이 전혀 없거나 “나중에 생각해보겠어요”라며 지속적으로 미루려는 태도를 보이는 경우입니다.
실전 BANT Scoring 사례 분석
사례 1: 제조업체 MES 시스템 교체 프로젝트
“작년 말, 중견 제조업체의 IT 팀장과 첫 미팅을 가졌습니다. 현재 사용 중인 MES 시스템이 노후화되어 잦은 오류가 발생하고 있고, 특히 재고 관리 부분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했습니다.
Budget 측면에서는 ‘아직 정확한 예산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런 규모의 프로젝트라면 8-10억 정도는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구체적인 승인은 받지 않았지만 대략적인 투자 규모에 대한 계획은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Budget 점수는 2점으로 평가했습니다.
Authority는 조금 복잡했습니다. IT 팀장은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결정권을 가지고 있었지만, 최종 예산 승인은 대표이사가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검토해서 추천드리면 대표님은 거의 승인해주시는 편이에요. 기술적인 부분은 저를 신뢰하거든요’라고 말해, 실질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Authority 점수는 2점으로 매겼습니다.
Need 부분에서는 확실한 점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현재 시스템 오류로 인해 월평균 2-3번씩 생산 라인이 멈춰요. 한 번 멈출 때마다 4-5시간은 손실되고, 이게 월 5천만 원 정도의 매출 손실로 이어지고 있어요’라고 구체적인 손실 금액까지 제시했습니다. 게다가 ‘내년 가동되는 새로운 공장은 현재 MES시스템으로는 통합이 불가능하다’며 확장성 문제까지 언급했기 때문에 Need는 3점 만점을 주었습니다.
Timing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새 공장이 내년 6월에 가동 예정이고, 그 전에 MES가 업그레이드 되어야 해요. 최소 6개월의 구축 기간을 고려하면 늦어도 올해 말까지는 계약 완료하고 프로젝트 킥오프가 되어야 합니다’라고 명확한 마감일과 그 근거를 제시했습니다. Timing 점수는 3점으로 평가했습니다.
BANT Scoring은 Budget 2점 + Authority 2점 + Need 3점 + Timing 3점 = 총 10점으로, Hot 등급에 해당했습니다. 실제로 이 고객은 2개월 후 계약이 성사되었고, 우리 분기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대형 프로젝트가 되었습니다.”
사례 2: 스타트업 HR 솔루션 도입
“올해 초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의 HR 담당자와 미팅했습니다. 고객사는 최근 시리즈 C 투자도 유치를 해서 그런지 분위기가 매우 좋아 보였습니다. 첫 인상은 매우 긍정적이었습니다. ‘정말 좋은 솔루션이네요. 저희가 필요한 기능들이 다 있는 것 같아요’라며 높은 관심을 보였거든요.
하지만 BANT 기준으로 차근차근 평가해보니 다른 그림이 그려졌습니다. Budget 부분에서 ‘비용이 얼마나 되나요?’라고 묻길래 월 사용기준 500만 원 정도라고 답하니 ‘음… 생각보다 비싸네요. 월 100만 원 정도 생각했는데요’라고 반응했습니다. 우리 솔루션의 가격대와 큰 차이가 있어서 Budget 점수는 1점으로 평가했습니다.
Authority는 더 문제였습니다. HR 담당자는 ‘이런 결정은 보통 누가 하시나요?’라는 질문에 ‘대표님과 상의해봐야 해요. 사실 HR 예산 자체가 통상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거든요 이런정도의 구매는 대표님께 별도 승인 올려서 받아야 해요’라고 답했습니다. 정보 수집 역할은 하지만 실제 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이 제한적이라고 판단해 Authority는 1점을 주었습니다.
Need 측면에서는 어떨까요? ‘왜 HR솔루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라고 물었더니 ‘최근 투자 받은 다른 스타트업들이 많이 활용한다고 하더라고요. 저희도 이제는 뭔가 체계적으로 해야 할 것 같아서요’라는 막연한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현재 HR업무에서 가장 큰 어려움이 뭔가요?’라고 재질문했지만 ‘음 일손이 많이 딸리는 것 말고는 딱히 큰 문제는 없는데, 그래서 좀 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하고 싶어요’라는 수준의 답변이었습니다. Need는 1점으로 평가했습니다.
Timing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면 언제쯤 도입을 생각하고 계세요?’라는 질문에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고, 일단 알아보는 단계예요. 올해는 다른 우선순위가 있어서 내년에나 본격적으로 검토할 것 같아요’라고 답했습니다. Timing 점수는 1점이었습니다.
최종 BANT Scoring 총점은 Budget 1점 + Authority 1점 + Need 1점 + Timing 1점 = 4점으로 Cold 등급이었습니다. 첫 미팅에서는 관심이 높아 보였지만, BANT 평가 결과는 당장 집중할 고객이 아님을 보여주었습니다. 실제로 이 고객과는 6개월간 몇 차례 더 연락을 주고받았지만 구체적인 진전은 없었고, 결국 다른 우선순위에 밀려 흐지부지되었습니다.”
BANT Scoring 등급별 대응 전략

Hot 등급 (9-12점): 최우선 집중 고객
Hot 등급 고객은 모든 BANT 요소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성사 가능성이 매우 높은 리드입니다. 이런 고객들에게는 가장 경험이 풍부한 영업 담당자를 배정하고, 최고 수준의 리소스를 집중해야 합니다.
대응 전략으로는 즉시 의사결정권자와의 직접 미팅을 주선하고, 맞춤형 제안서를 빠르게 준비해야 합니다. 경쟁사보다 빠른 대응으로 선점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또한 계약 조건이나 구현 일정 등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집중한 대화를 진행해야 합니다.
Warm 등급 (6-8점): 적극적 육성 고객
Warm 등급은 일부 BANT 요소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한두 가지 부족한 부분이 있는 고객입니다. 예를 들어 니즈와 타이밍은 확실하지만 예산이나 권한 부분에서 불확실성이 있는 경우입니다.
이런 고객들에게는 부족한 BANT 요소를 보완하는데 집중해야 합니다. 예산이 문제라면 ROI 분석이나 단계별 도입 방안을 제시하고, 권한이 문제라면 의사결정권자를 만날 수 있는 경로를 모색해야 합니다. 정기적인 팔로우업을 통해 상황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Hot 등급으로 상승할 기회를 포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Cold 등급 (3-5점): 장기적 관리 고객
Cold 등급은 현재로서는 성사 가능성이 낮지만, 미래에 기회가 있을 수 있는 고객입니다. 이런 고객들에게는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보다는 효율적인 관계 유지에 집중해야 합니다.
월 1-2회 정도의 정기적인 연락을 통해 상황 변화를 확인하고, 유용한 정보나 시장 동향을 제공하여 신뢰관계를 구축합니다. 특히 니즈나 타이밍 부분에서 변화가 생길 수 있으므로, 고객의 비즈니스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No-Go 등급 (0-2점): 과감한 포기
No-Go 등급은 현재 상황에서는 성사 가능성이 거의 없는 고객입니다. 이런 고객들에게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기회비용만 증가시킬 뿐입니다.
정중하게 관계를 정리하되, 연 1-2회 정도의 최소한의 연락만 유지합니다. 단, 고객의 비즈니스 상황이 크게 변화했다는 신호가 있을 때는 재평가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BANT Scoring 시 주의사항과 활용 팁
BANT Scoring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주의사항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첫째, 점수에만 의존하지 말고 정성적인 판단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총점은 낮지만 특정 BANT 요소에서 매우 높은 점수를 받은 경우에는 해당 강점을 활용한 특별한 접근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둘째, BANT Scoring 점수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계속 변화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정기적으로 재평가하여 등급 변화를 반영하고, 그에 따라 대응 전략도 조정해야 합니다.
셋째, 업종이나 제품 특성에 따라 각 BANT 요소의 가중치를 다르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규제가 강한 업종에서는 Timing의 가중치를 높이고, 혁신적인 솔루션의 경우에는 Need의 가중치를 높일 수 있습니다.
넷째, BANT를 공식처럼 기계적으로 적용하기보다는 비즈니스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활용해야 합니다. 모든 비즈니스는 그 상황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특정 요소에 가중치를 주어서 평가해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금융규제 대응 프로젝트 같은 경우를 살펴보면, 예산이나 담당자의 권한이 불분명하더라도 Need와 Timing이 반드시 충족되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규제 시행일이 정해져 있고 준수하지 않으면 사업 자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이 두 요건만 확실하다면 가장 높은 등급으로 평가하는 것이 옳습니다. 실제로 이런 케이스에서는 “예산은 어떻게든 확보할 테니 일단 진행하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곤 합니다.
반대로 공공기관의 경우는 예산 중심의 접근이 효과적입니다. 연말 예산 소진 압박이 있는 상황에서 예산이 확보되어 있다면, 다른 BANT 요소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더욱 적극적이고 확신 있는 제안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2월까지 집행해야 하는 예산이 있다”는 것 자체가 강력한 구매 동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다음 단계: BANT의 한계와 실패 사례
BANT Scoring을 통해 체계적인 리드 관리가 가능하지만, 모든 상황에서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BANT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상황들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BANT 실패 사례 분석**을 통해 BANT의 한계를 이해하고, 어떤 상황에서 BANT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지, 그리고 그럴 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BANT 시리즈 전체 보기
효과적인 영업 프로세스 구축을 위해 전체 시리즈를 확인하세요:
- BANT란 무엇인가 – 효율적인 리드 선별의 시작
- Budget: 고객의 예산을 확인하는 전략적 질문
- Authority: 진짜 의사결정자를 찾아내는 방법
- Need: 니즈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기준
- Timing: 기회의 타이밍을 정확히 파악하는 방법
- BANT를 활용한 빠른 리드 스코어링 실전 예시 (현재 글)
- BANT 실패 사례 분석
- BANT 정리 – 효율적인 세일즈를 위한 스마트한 선별법
본본 BANT 시리즈는 다양한 산업군의 B2B 영업 경험과 HubSpot의 리드 관리 방법론을 기반으로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