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은 어느 정도 생각하고 계세요?” – Sandler Budget Decision
이 질문을 받은 고객이 대답합니다:
“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하지는 않았는데… 합리적인 수준이라면 검토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결정권자에 대해 물어보면:
“저희 팀에서 검토해보고 임원진께 보고드려서 결정하게 될 것 같습니다.”
겉보기에는 긍정적인 답변 같지만, 경험 많은 영업사원이라면 이런 답변 뒤에 숨어있는 위험 신호들을 눈치챌 겁니다. 구체적이지 않은 예산, 불분명한 의사결정 과정. 이런 상황에서 제안서를 보내봤자 “검토 중입니다”라는 답변만 계속 들을 가능성이 높죠.
문제는 대부분의 영업사원들이 이런 애매한 답변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계속 진행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몇 달 후 딜이 무산되고 나서야 “처음부터 예산이 없었구나” 또는 “결정권자가 따로 있었구나”라고 깨닫게 됩니다.
샌들러 세일즈 방법론의 Budget & Decision 단계는 이런 불확실성을 원천 차단합니다. 단순히 예산과 결정권자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딜의 성사 가능성을 정확히 판단하고 통제할 수 있는 전략적 정보를 확보하는 과정입니다.
전통적인 Budget & Authority 확인의 한계
BANT의 표면적 접근
BANT Framework에서 Budget과 Authority는 다음과 같이 확인됩니다:
- Budget: “예산 범위가 어떻게 되시나요?”
- Authority: “결정권자는 누구신가요?”
이런 직접적인 질문의 문제점:
고객 관점에서:
- 민감한 정보를 묻는다고 느낌
- 영업사원이 본인의 “자격”을 테스트한다고 인식
- 방어적으로 답변하거나 회피하게 됨
영업사원 관점에서:
- 표면적인 정보만 얻게 됨
- 실제 의사결정 과정의 복잡함을 놓침
- “예산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승인받기 어려운 상황을 구분 못함
MEDDIC의 깊이 있는 접근과 한계
MEDDIC은 좀 더 정교한 접근을 제시합니다:
- Economic Buyer: 실제 예산을 승인할 수 있는 사람
- Decision Criteria: 의사결정 기준
- Decision Process: 의사결정 과정
하지만 여전히 “정보 수집”에 치중되어 있어서, 확보한 정보를 딜 통제에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가이드는 부족합니다.
Sandler Budget Decision의 핵심 철학
1. Mutual Qualification (상호 자격 검증)
샌들러에서는 Budget & Decision 확인을 “일방적인 심사”가 아닌 “상호 검증”으로 접근합니다.
전통적 접근:
“귀하의 예산 범위를 알려주시면 그에 맞춰 제안하겠습니다.”
샌들러 접근:
“효과적으로 진행하려면 서로 상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예산 범위나 내부 검토 과정 등을 공유해주시면, 저희도 그에 맞는 최적의 방안을 제안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2. Investment vs Cost Mentality
샌들러는 고객이 “비용”이 아닌 “투자” 관점에서 생각하도록 유도합니다.
비용 관점의 질문: “일반적으로 이런 분석 솔루션에 예산은 어느정도까지 집행 할 수 있나요?”
투자 관점의 질문: “말씀해주신 문제들이 개선되면 실제로 어떤 도움이 될까요? 예를 들어 비용 절감이나 효율성 향상 측면에서요. 그 정도 개선 효과가 있다면 회사에서 어느 정도까지는 검토해볼 만하다고 보실까요?”
3. Decision Architecture Mapping
단순히 “누가 결정하나요?”가 아니라, 의사결정 생태계 전체를 파악합니다.
- Initiator: 문제를 제기한 사람
- Influencer: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
- Economic Buyer: 예산을 승인하는 사람
- User: 실제 사용할 사람들
- Gatekeeper: 정보 흐름을 통제하는 사람
실제 기업 사례: Sandler Budget Decision 통제로 성과 향상
국내 한 마케팅 자동화 솔루션 기업의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이 회사는 주로 중견기업의 마케팅팀을 대상으로 고객관리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기존 방식의 문제점
전형적인 Budget 확인: 영업사원: “마케팅 자동화 솔루션에 대한 예산은 어느 정도 배정되어 있나요?” 고객: “구체적인 예산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ROI가 명확하다면 검토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전형적인 Decision 확인: 영업사원: “최종 결정은 누가 하시나요?” 고객: “저희 마케팅 디렉터가 검토해서 CEO께 보고드릴 예정입니다.”
6개월 후 결과:
- 제안서 제출 후 승인까지 평균 4개월 소요
- 제안 건 중 60%가 “예산 승인 안됨”으로 무산
- “결정권자가 다른 사람이었다”는 사후 확인 빈발
Sandler Budget Decision 시스템 적용

1단계: Pain과 Value 연결된 Investment 논의
기존: “솔루션 가격이 월 200만원인데 이정도 예산은 집행이 되시는지요?” 샌들러: “현재 마케팅팀에서 리드 관리에 드는 인건비와 기회비용이 월 500만원 정도 된다고 하셨는데, 그 중 절반만 절약되어도 월 250만원 효과는 가질 수 있습니다. 최소 그정도 효과를 위해서라면 어느 정도까지 예산을 승인 받을수 있을까요?”
고객 답변의 변화: “그렇게 계산해보니 월 150-200만원 정도는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는 것 같네요. 그런데 혹시 일시불로 1년치를 결제하면 할인이 있나요?”
2단계: Decision Process 상세 매핑
샌들러 질문: “마케팅 부장님께서 CEO에게 보고할 때 어떤 걸 중점으로 준비하실까요? 혹시 과거에 이런 IT 투자를 승인받은 경험이 있으시다면 그때는 어떤 과정을 거쳤나요?”
고객 답변: “사실 CEO께서는 ROI보다는 ‘정말 필요한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세요. 그리고 기존에 사용하던 시스템이 있으면 ‘왜 바꿔야 하나?’를 먼저 질문하시거든요. 그래서 기존 시스템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드려야 해요.”
3단계: Decision Criteria 사전 합의
샌들러 접근: “그러면 CEO께서 납득하실 수 있도록 저희가 기존 시스템의 한계와 새로운 시스템의 효과에 대한 비교장표를 준비해 드리면 부장님이 전달이 용이실까요? 그외 추가적으로 필요하신 내용은 없으실까요?”
6개월 후 결과
정량적 개선:
- 제안서 제출 후 승인까지 평균 4개월 → 6주
- “예산 승인 안됨” 무산율: 60% → 12%
- 제안 대비 수주율: 28% → 67%
정성적 변화:
- 고객이 내부 설득을 위해 영업사원과 협력
- “결정권자 미팅”에 대한 거부감 현저히 감소
- 제안서가 아닌 “투자 계획서” 형태로 발전
샌들러 Budget 확인 전략
1. Pain-Based Budget Discovery
Pain을 먼저 확인한 후, 그 Pain과 연결하여 Budget을 논의합니다.
단계별 접근:
- Pain 확인: “현재 문제로 인한 손실이 연간 얼마나 되나요?”
- Value 계산: “이 문제가 해결되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까요?”
- Investment 논의: “그 효과를 위해서라면 얼마 정도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2. “Money Aside” 기법
일시적으로 돈 문제를 제쳐두고 진짜 관심도를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질문 예시:
“비용 문제를 잠깐 제쳐두고 생각해보면, 정말로 이 문제는 시급하고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일까요? 만약 무료라면 당장 테스트로 사용해보실 의향이 있으실까요?”
이 질문으로 진짜 관심도를 확인한 후, 관심이 있다면 예산 논의로 넘어갑니다.
3. “Investment vs ROI” 프레임
전통적 접근: “우리 솔루션 가격은 1억원입니다.”
샌들러 접근: “1억원 투자로 문제가 해결되면 보시는 것처럼 연간 3억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프로젝트 기간을 포함해 투자 회수 기간이 8개월 정도인데, 이 정도면 CEO 께서 최종 사업 승인을 하실까요?”
샌들러 Decision 확인 전략
1. Decision Process Timeline
의사결정 과정을 시간순으로 상세히 매핑합니다.
질문 시퀀스:
- “지금부터 최종 결정까지 어떤 단계들을 거치게 되나요?”
- “각 단계마다 누가 관여하나요?”
- “각 단계별로 얼마나 시간이 걸리나요?”
- “혹시 중간에 지연될 수 있는 요소가 있나요?”
2. “Champion Development”
내부에서 우리 솔루션을 적극 지지해줄 사람을 확보하는 전략입니다.
Champion 식별 질문:
- “누가 이 문제 해결에 가장 적극적인가요?”
- “성공했을 때 가장 큰 이익을 보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 “실패했을 때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3. “Objection Prevention”
예상되는 반대 의견을 미리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준비합니다.
질문 예시:
- “이런 제안을 했을 때 누가 반대할 가능성이 있나요?”
- “어떤 이유로 반대할까요?”
- “그런 우려를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요?”
MEDDIC과의 통합 활용
Sandler Budget Decision 접근법은 MEDDIC 요소들을 자연스럽게 통합합니다:
Economic Buyer 확인
샌들러 방식:
“이 정도 투자를 승인할 수 있는 분은 누구신가요? 혹시 그분과 직접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까요?”
Decision Criteria 설정
샌들러 방식:
“최종 결정을 할 때 어떤 기준을 가장 중요하게 보실까요? 그 기준에 맞춰 제안서를 준비해드리면 될까요?”
Decision Process 매핑
샌들러 방식:
“지금부터 최종 승인까지의 과정을 단계별로 정리해볼까요? 각 단계에서 제가 어떤 도움을 드릴 수 있을지도 함께 생각해보시죠.”
흔한 실수와 개선 방안
실수 1: 너무 직접적인 질문
증상: “예산이 얼마나 되세요?”라고 바로 묻기 해결: Pain과 Value를 먼저 확인한 후 Investment 관점에서 접근
실수 2: 표면적 정보에 만족
증상: “결정권자는 부장님”이라는 답변에 만족하기 해결: 의사결정 과정 전체를 상세히 매핑하기
실수 3: 일방적인 정보 요구
증상: 고객에게만 정보를 요구하고 영업사원은 제공하지 않기 해결: 상호 정보 교환으로 접근하기
다음 단계: Fulfillment로 제안 통제하기
Sandler Budget Decision을 통해 딜의 핵심 조건들을 확인했다면, 이제 제안과 프레젠테이션을 샌들러 규칙에 따라 통제해야 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Fulfillment 단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일반적인 “제안서 보내고 프레젠테이션하기”와는 완전히 다른, 샌들러만의 독특한 접근법을 다룰 예정입니다. 특히 “선제안 후설득”의 함정을 피하고, 고객이 스스로 우리 솔루션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샌들러의 “Reverse Psychology”가 Fulfillment 단계에서 어떻게 강력하게 작동하는지도 실제 사례와 함께 다뤄보겠습니다.
샌들러의 Budget & Decision은 단순한 정보 수집이 아닙니다. 딜의 성사 가능성을 정확히 판단하고, 의사결정 과정을 우리에게 유리하게 설계하는 전략적 딜 통제 과정입니다.
Sandler Sales Cycle & Execution 시리즈 전체 보기
효과적인 파이프라인 관리와 실행을 위한 실전형 가이드:
- 샌들러 세일즈 프레임워크란? – 거시적 관점에서 딜을 통제하는 구조적 실행법
- Prospecting: 건강한 파이프라인을 유지하는 Sandler식 리드 발굴 원칙
- Bonding & Rapport: 딜 통제를 위한 신뢰 구축법 (상호 대등한 파트너십)
- Up-front Contract: 모호성을 없애고 예측 가능한 딜을 만드는 실행 규칙
- Pain: 행동을 유도하는 Sandler식 Pain 관리법 (SPIN과의 차이점)
- Sandler Budget Decision: 예산과 결정권자를 딜 통제로 엮는 Sandler 접근법 (MEDDIC 연결)
- Fulfillment: 제안서와 프레젠테이션을 Sandler 규칙으로 통제하는 핵심 원칙
- Post-Sell Reinforcement: 계약 이후 리스크를 차단하는 Sandler식 사후 관리 전략
- 샌들러 세일즈 실행 프레임워크 정리: 파이프라인과 실행을 통합 관리하는 완성 가이드
본 Sandler 시리즈는 Sandler Official 과 HubSpot Sandler Guide 등의 권위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