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시스템에 어떤 문제점이 있으신가요?” – Sandler Pain

이런 질문을 받으면 고객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음, 가끔 속도가 좀 느려지고… 사용법이 조금 복잡하긴 하죠. 그리고 다른 시스템과 연동이 매끄럽지 않은 부분도 사실 있고요.”

영업사원은 속으로 기뻐합니다. ‘문제점을 찾았다! 이제 솔루션을 제안하면 되겠네.’

하지만 3개월 후, 그 고객은 여전히 기존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문제점을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요? 문제를 인식하는 것과 행동을 취하는 것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현상 유지를 선택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익숙한 불편함이 낯선 변화보다 안전하게 느껴지거든요.

샌들러 세일즈 방법론에서 말하는 Pain은 단순히 문제점을 발굴하는 것이 아닙니다. 고객이 실제로 행동을 취할 만큼 충분히 아픈 지점을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그 아픔을 더욱 명확하게 인식시키는 과정입니다.

SPIN Selling의 Problem과 Sandler Pain의 차이

SPIN의 Problem: 문제 발견과 확장

SPIN Selling에서 Problem 질문은 주로 문제의 존재를 확인하고 범위를 파악하는 데 집중합니다:

  • “현재 어떤 문제를 겪고 계신가요?”
  • “그 문제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나요?”
  • “어떤 상황에서 그 문제가 가장 심각해지나요?”

이런 접근의 장점은 문제의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계도 있습니다. 문제를 인식한다고 해서 반드시 해결하려는 동기가 생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Sandler Pain: 행동 유발 동기 확인

샌들러의 Pain 접근법은 다음 질문에 집중합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단순히 문제가 무엇인지 묻는 것이 아니라, 그 문제가 가져올 결과와 영향에 대해 고객 스스로 생각하게 만듭니다.

SPIN Problem 질문: “시스템 속도가 느려진다고 하셨는데, 얼마나 자주 그런 일이 발생하나요?”

Sandler Pain 질문: “시스템 속도 문제 때문에 실제로 업무에 어떤 영향이 있었나요? 혹시 놓친 기회나 추가 비용이 발생한 적이 있나요?”

Sandler Pain의 3가지 레벨

Level 1: Technical Pain (기술적 불편함)

가장 표면적인 수준의 Pain입니다. 고객이 쉽게 인정하지만, 행동을 유발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예시:

  • “시스템이 가끔 느려져요”
  • “사용법이 복잡해요”
  • “리포트 만들기가 번거로워요”

특징:

  • 고객이 쉽게 표현함
  • 일상적인 불편함 수준
  • “참을 만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음

Level 2: Business Pain (비즈니스 영향)

Technical Pain이 실제 비즈니스에 미치는 구체적인 영향을 확인하는 단계입니다.

예시:

  • “시스템이 느려서 고객 응대 시간이 30% 증가했어요”
  • “복잡한 사용법 때문에 신입사원 교육에 2주가 더 걸려요”
  • “수동 리포트 작성 때문에 분석팀이 전략 업무에 집중할 시간이 없어요”

특징:

  • 정량적 영향이 드러남
  • 비용이나 기회비용을 수치로 표현 가능
  • 하지만 여전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할 수 있음

Level 3: Personal Pain (개인적 고통)

가장 강력한 수준의 Pain으로, 개인적인 결과와 감정이 연결된 상태입니다.

예시:

  • “시스템 문제 때문에 중요한 대표님 발표에서 창피를 당했어요”
  • “매일 야근하느라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없어요”
  •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내년 승진에 영향이 있을 것 같아요”

특징:

  • 개인적 감정과 직결됨
  • 미래에 대한 불안감 포함
  • 강력한 행동 동기를 제공함

실제 기업 사례: Pain Level 심화를 통한 성과 개선

국내 한 제조업 ERP 솔루션 회사의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이 회사는 중견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생산관리 시스템을 제공합니다.

기존 Pain 발굴 방식의 한계

전형적인 질문 패턴:

  • “현재 생산관리에서 어떤 문제가 있으신가요?”
  • “기존 시스템의 불편한 점은 무엇인가요?”
  • “개선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고객의 일반적 답변:

  • “Excel로 관리하다 보니 실시간 파악이 어려워요”
  • “각 부서별로 다른 시스템을 써서 데이터 통합이 안 돼요”
  • “수작업이 많아서 실수가 가끔 발생해요”

결과:

  • 제안서 제출률: 70%
  • 제안서 대비 수주율: 15%
  • 고객 반응: “검토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연락두절)

Sandler Pain 접근법 적용

1단계: Technical Pain에서 Business Pain으로

기존 질문: “Excel 관리의 어떤 점이 불편하세요?” 샌들러 질문: “Excel로 관리하시면서 실제로 손해를 본 적이 있나요? 예를 들어 잘못된 데이터 때문에 생산 차질이 생기거나, 과다 재고가 발생한 적은 어떤 사례가 있나요?”

고객 답변의 변화: “아, 그런 일이 있었죠. 지난 분기에 원자재 발주 실수로 3천만 원어치 재고가 남았어요. 그리고 긴급 주문이 들어왔는데 현재 생산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서 납기를 놓친 적도 있고요.”

2단계: Business Pain에서 Personal Pain으로

샌들러 질문: “그런 문제들이 계속 발생하면 개인적으로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혹시 부서장님이나 타 부서에서 뭔가 이야기가 나온 적은 없나요?”

고객 답변의 변화: “사실 사장님께서 생산효율성 개선을 올해 핵심 과제로 내려주셨어요. 이걸 해결하지 못하면… 솔직히 제 평가에도 영향이 있을 것 같아요. 특히 영업팀에서 자꾸 정확한 납기를 요구하는데, 지금 시스템으로는 확답을 주기가 어려워서 영업팀과 관계도 안 좋아지고 있어요.”

6개월 후 결과

정량적 개선:

  • 제안서 제출률: 70% → 45% (하지만 질 높은 기회만 선별)
  • 제안서 대비 수주율: 15% → 52%
  • 평균 영업 사이클: 8개월 → 4.5개월

정성적 변화:

  • 고객들이 더 적극적으로 프로젝트 추진
  • “검토해보겠습니다” 대신 구체적인 일정과 조건 논의
  • 영업팀의 확신도 증가 (“이 고객은 정말 필요로 한다”)

Pain 심화 질문 기법

“So What?” 연쇄 질문법

고객이 표면적인 문제를 언급했을 때, 그 문제의 더 깊은 영향을 탐색하는 기법입니다.

1단계: “현재 어떤 문제가 있으신가요?” 고객: “데이터 정리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요.”

2단계: “시간이 오래 걸리면 어떤 다른 문제가 생기나요?” 고객: “다른 중요한 업무에 집중할 시간이 부족해져요.”

3단계: “그러시군요 그러면 중요 업무에 집중을 못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나나요?” 고객: “당연시 시간이 부족하니 단순 반복 업무만 하게 되겠죠.”

4단계: “음 좋지 않네요. 개인적으로도 성취감이 들지는 않겠네요” 고객: “맞아요 그렇게 되면 솔직히 성장은 고사하고 제가 이 회사에서 존재 할 수 있을지 걱정이듭니다.”

“Cost of Inaction” 기법

현재 상황을 그대로 유지했을 때의 비용을 구체적으로 계산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질문 예시:

  • “이 문제를 1년간 그대로 두었을때 들어가는 총 비용을 한번 계산해 보시죠”
  • “지금 상황이 3년간 지속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 “이게 업계의 문제라고 해도 만일 경쟁사가 이런 문제를 먼저 해결한다면 어떤 차이가 날까요?”

“Emotional Impact” 확인

숫자와 논리를 넘어서 감정적 영향을 탐색하는 기법입니다.

질문 예시:

  • “이런 문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신 적이 있나요?”
  • “가족이나 동료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신 적은?”
  • “밤에 잠자리에서 이 문제가 떠오른 적이 있으신가요?”

Pain 발굴 시 주의사항

1. 고객을 몰아붙이지 않기

Pain을 심화시키는 과정에서 고객이 방어적이 되거나 부담스러워할 수 있습니다.

잘못된 접근: “그럼 이 문제 때문에 회사가 망할 수도 있겠네요?”

올바른 접근: “이런 문제들이 더 커지기 전에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요?”

2. 진정성 있는 관심 표현

단순히 판매를 위한 질문이 아니라, 고객의 상황에 대한 진정한 관심을 보여야 합니다.

잘못된 접근: “문제가 심각하네요. 저희 솔루션이 딱 맞겠어요.”

올바른 접근: “맞습니다., 정말 어려운 상황이시네요. 사실 업계 다른 회사들도 비슷한 고민을 많이 하더라고요.”

3. 솔루션 제안 타이밍 조절

Pain이 충분히 확인되기 전에 성급하게 솔루션을 제안하면 효과가 반감됩니다.

원칙: Pain 확인 → Budget & Decision 확인 → 그 다음에 솔루션 논의

Sandler Pain

업종별 Pain 탐색 전략

IT/소프트웨어 업종

Focus: 비효율성 → 기회비용 → 경쟁력 저하 → 개인 평가 영향

제조업

Focus: 품질/납기 문제 → 고객 클레임 → 매출 손실 → 회사 평판 타격

금융업

Focus: 규제 미준수 → 법적 리스크 → 과징금/제재 → 개인 책임 문제

다음 단계: Budget & Decision으로 실행력 확보

Pain을 충분히 확인했다면, 이제 고객이 실제로 행동할 수 있는 조건들을 확인해야 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Budget & Decision 단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BANT의 Budget/Authority 확인과는 다른, 샌들러만의 독특한 접근법을 다룰 예정입니다. 특히 예산과 결정권자를 단순히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딜 통제를 위한 전략적 정보”로 활용하는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MEDDIC의 Economic Buyer, Decision Criteria와도 연결하여 샌들러 프레임워크 안에서 어떻게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지도 함께 다뤄보겠습니다.

샌들러의 Pain은 단순한 문제 발굴이 아닙니다. 고객이 현상 유지의 안전함을 포기하고 변화를 선택할 만큼 충분히 아픈 지점을 확인하고 인식시키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을 제대로 거쳐야만 후속 단계들이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Sandler Sales Cycle & Execution 시리즈 전체 보기

효과적인 파이프라인 관리와 실행을 위한 실전형 가이드:

  1. 샌들러 세일즈 프레임워크란? – 거시적 관점에서 딜을 통제하는 구조적 실행법
  2. Prospecting: 건강한 파이프라인을 유지하는 Sandler식 리드 발굴 원칙
  3. Bonding & Rapport: 딜 통제를 위한 신뢰 구축법 (상호 대등한 파트너십)
  4. Up-front Contract: 모호성을 없애고 예측 가능한 딜을 만드는 실행 규칙
  5. Pain: 행동을 유도하는 Sandler식 Pain 관리법 (SPIN과의 차이점)
  6. Budget & Decision: 예산과 결정권자를 딜 통제로 엮는 Sandler 접근법 (MEDDIC 연결)
  7. Fulfillment: 제안서와 프레젠테이션을 Sandler 규칙으로 통제하는 핵심 원칙
  8. Post-Sell Reinforcement: 계약 이후 리스크를 차단하는 Sandler식 사후 관리 전략
  9. 샌들러 세일즈 실행 프레임워크 정리: 파이프라인과 실행을 통합 관리하는 완성 가이드

본 Sandler 시리즈는 Sandler Official 과 HubSpot Sandler Guide 등의 권위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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