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뵙겠습니다. 날씨가 참 좋네요. 새로 이전하신 회사 건물이 정말 멋있어서 찾아오는 길에 감탄했습니다.” -Sandler Bonding Rapport
첫 만남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전형적인 인사말입니다. 대부분의 영업 교육에서 “관계 형성을 위해 가벼운 대화부터 시작하라”고 가르치기 때문이죠. 하지만 정작 고객은 이런 상투적인 인사말을 들으며 속으로 생각하곤 합니다.
“그냥 인사말이겠지. 언제까지 이런 얘기하고 본론으로 들어갈까?”
문제는 많은 영업사원들이 “친해지면 팔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을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고객과 친밀한 관계를 만들면 자동으로 신뢰가 생기고, 신뢰가 있으면 구매 결정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샌들러 세일즈 방법론에서 말하는 Bonding & Rapport는 전혀 다른 접근입니다. “친해지기 위한 관계 맺기”가 아니라 “상호 대등한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효과적으로 협력하기 위한 기반 조성” 입니다 -Sandler Bonding Rapport
Sandler Bonding Rapport – 전통적인 Rapport 구축의 함정
표면적 친밀감의 허상
대부분의 영업사원들이 배우는 전통적인 rapport 기법들을 살펴보겠습니다:
- 공통 관심사 찾기 (골프, 자녀 교육, 출신 대학 등)
- 칭찬과 아첨 (“사무실이 정말 멋지네요”, “성공하신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 개인적 경험 공유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공감됩니다”)
이런 접근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고객 관점에서:
- 작위적이고 계산적으로 느껴짐
- 시간 낭비라는 인식 (“언제 본론으로 들어갈 건가?”)
- 영업사원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
영업사원 관점에서:
- 자신의 본 모습이 아닌 역할 연기
- 개인 정보 공유에 대한 부담감
- 비즈니스 목적과 개인적 관계의 혼재로 인한 혼란
“좋아하면 사준다”는 착각
많은 영업사원들이 “고객이 나를 좋아하면 우리 제품을 살 것”이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다음과 같은 상황이 더 자주 발생합니다:
“김 대표님은 정말 좋은 사람같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회사 제품을 꼭 사야 할 이유는 없지.”
개인적 호감과 비즈니스 의사결정은 별개입니다. 오히려 개인적 관계에 치중하다 보면 비즈니스적 판단력이 흐려질 수 있습니다.
Sandler Bonding Rapport의 핵심 원칙

1. Mutual Respect and Understanding (상호 존중과 이해)
샌들러에서 말하는 Bonding의 목표는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업무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전통적 접근:
“저희 회사 이야기를 먼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저희는 2010년에 설립되어서…”
샌들러식 접근:
“오늘 이렇게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바쁜 시간 쪼개서 하는 미팅인 만큼, 먼저 오늘 미팅에서 어떤 것에 대해서 궁금하신지, 그리고 확인하고 싶으신 내용을 대략적으로 말씀해 주시겠어요?”
이 차이는 주도권과 존중의 표현 방식에 있습니다. 샌들러는 처음부터 고객을 대등한 비즈니스 파트너로 대우합니다.
2. Pain-Free Environment (압박 없는 환경)
샌들러의 Bonding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세일즈 압박이 전혀 없는 안전한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명시적 압박 제거:
“제가 담당 영업대표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고객사에 어떤 도움을 저희가 드릴수 있는지 서로 얘기를 나눠보고 확인 해보는 것이 오늘 미팅의 목적입니다. 견적을 드리고 영업 하려고 온 것은 아닙니다.”
암시적 압박 제거:
“제가 오늘 많은 내용을 말씀 드렸는데요, 혹시 오늘 말씀드린 내용 중에서 관심 없는 부분이 있으시면 언제든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궁금하신 부분에 더 집중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3. Authentic Professional Interest (진정한 전문적 관심)
샌들러의 Bonding은 개인적 호기심이 아닌 전문적 관심을 바탕으로 합니다.
개인적 접근 (비추천): “가족사진이 정말 보기 좋네요. 자녀분이 몇 살이에요?”
전문적 접근 (샌들러식): “이 업계에서 15년간 일해보니 각 회사마다 독특한 목표 과제들이 있더라고요. 요즘 부장님께서 가장 집중하고 계신 비즈니스 이슈는 어떤 것인가요?”
실제 기업 사례: 신뢰 구축 시간 단축
국내 한 금융 IT 솔루션 회사의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이 회사는 주로 은행과 증권사를 대상으로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제공합니다.
기존 방식의 문제점
전형적인 첫 미팅 패턴:
- 처음 15분: 날씨, 교통, 건물, 사무실에 대한 이야기
- 다음 20분: 회사 소개 프레젠테이션
- 마지막 10분: “혹시 질문 있으시면…” 하며 어색하게 마무리
- 결과: 60%가 후속 미팅 성사 안 됨
고객 피드백:
- “뭔가 판매하려는 의도가 너무 명확해서 부담스러웠다”
- “우리 상황을 이해하려는 노력보다는 자기들 이야기만 했다”
- “다음에 또 만나야 할 이유를 못 찾겠다”
Sandler Bonding Rapport 적용
새로운 첫 미팅 구조:
1단계 (5분): 상호 기대치 확인
“오늘 30분 시간을 내주셨는데, 어떤 것을 확인하고 싶으신가요? 또 저희도 몇 가지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2단계 (15분): 전문적 관심 표현
“최근 정부에서 금융업계 리스크 관리 규제가 많이 강화됐는데, 실무진 입장에서는 어떤 부분이 가장 까다로우신가요?”
3단계 (10분): 상호 가치 탐색
“저희가 다른 은행들과 작업하면서 본 패턴들과 비교해보면, 귀행의 상황은 조금 독특한 것 같아요. 혹시 이런 부분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말씀 드려봐도 될까요?”
6개월 후 결과
정량적 개선:
- 첫 미팅 후 후속 미팅 성사율: 60% → 85%
- 평균 딜 사이클: 8개월 → 5.5개월
- 제안 요청까지의 미팅 횟수: 4.2회 → 2.8회
정성적 변화:
- 고객들이 먼저 후속 미팅을 제안하는 비율 증가
- “컨설팅을 받는 느낌”이라는 긍정적 피드백
- 영업사원들의 자신감과 만족도 향상
Sandler Bonding Rapport 의 구체적 실행 기법
Opening Statement 공식
샌들러식 미팅 시작은 다음 공식을 따릅니다:
“감사 + 목적 확인 + 상호 가치 확인”
예시:
“바쁘신 중에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 오늘 미팅에서 무엇을 확인하고 싶으신지 먼저 듣고 싶어요. (목적 확인) 저희가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다양하게 말씀도 듣고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상호 가치 확인)
“I’m OK, You’re OK” 자세
샌들러의 핵심 철학 중 하나는 상호 대등성입니다:
- “I’m OK”: 나는 자신감 있는 전문가로서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음
- “You’re OK”: 당신도 동등한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존중받을 자격이 있음
이런 자세는 말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과 태도로 전달됩니다:
- 고객의 의견에 진정으로 귀 기울이기
- 자신의 솔루션을 무리하게 밀어붙이지 않기
- “아니다”라고 할 수 있는 권리를 상호 인정하기
Commonality 찾기 vs Understanding 구축하기
전통적 방식 (Commonality 찾기): “저도 골프를 좋아해서 주말마다 나가는데요…”
샌들러식 (Understanding 구축): “담당하시는 보안업무는 아무래도 서포트하는 역할이나 감시하는 역할이실 텐데 이 업계에서 일하시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차이점은 표면적 공통점 vs 깊이 있는 이해에 있습니다.
업종별 샌들러 Bonding 적용법
B2B 소프트웨어 영업
Focus: 고객의 현재 IT 환경과 pain point에 대한 전문적 이해
“현재 사용하고 계신 시스템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과 아쉬운 부분은 각각 무엇인가요?”
제조업 솔루션 영업
Focus: 생산성과 효율성에 대한 현실적 고민 공유
“최근 제조업체들이 인건비 상승과 자동화 사이에서 고민이 많다고 들었는데, 귀사는 어떤 방향으로 접근하고 계신가요?”
금융 서비스 영업
Focus: 규제 환경과 리스크 관리에 대한 전문성 기반 대화
“새로운 금융 규제가 실무에 미치는 영향이 어떤가요? 준비하시면서 가장 까다로운 부분은 어떤게 있을까요?”
흔한 실수와 개선 방안
실수 1: 여전히 “팔려는” 기운이 보임
증상: 고객이 방어적 태도를 보이거나 시계를 자주 봄 해결: “No Agenda” 자세를 더 명확히 표현하기
실수 2: 너무 빨리 비즈니스 이야기로 넘어감
증상: 고객이 아직 경계심을 풀지 못한 상태에서 솔루션 논의 시작 해결: 상대방이 편안해질 때까지 충분한 시간 확보
실수 3: 일방적인 관심 표현
증상: 자신만 질문하고 고객은 답변만 하는 구조 해결: 상호적인 정보 교환이 되도록 균형 조절
다음 단계: Up-front Contract로 구체화하기
Bonding & Rapport를 통해 상호 신뢰의 기반을 마련했다면, 이제 이 관계를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협력 구조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Up-front Contract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모호한 “좋은 관계”에서 벗어나 명확한 상호 약속과 기대치를 설정하는 샌들러만의 독특한 접근법을 다룰 예정입니다. 특히 어떻게 하면 고객과 자연스럽게 “다음에 무엇을 할지, 언제까지 할지, 어떤 조건에서 진행하거나 중단할지”에 대한 명확한 합의를 만들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법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샌들러의 Bonding & Rapport는 친해지기 위한 관계 맺기가 아닙니다. 서로를 존중하는 전문가로서 효과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신뢰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이 토대 위에서 진행되는 모든 후속 단계들이 훨씬 자연스럽고 효과적으로 흘러갈 수 있습니다.
Sandler Sales Cycle & Execution 시리즈 전체 보기
효과적인 파이프라인 관리와 실행을 위한 실전형 가이드:
- 샌들러 세일즈 프레임워크란? – 거시적 관점에서 딜을 통제하는 구조적 실행법
- Prospecting: 건강한 파이프라인을 유지하는 Sandler식 리드 발굴 원칙
- Bonding & Rapport: 딜 통제를 위한 신뢰 구축법 (상호 대등한 파트너십)
- Up-front Contract: 모호성을 없애고 예측 가능한 딜을 만드는 실행 규칙
- Pain: 행동을 유도하는 Sandler식 Pain 관리법 (SPIN과의 차이점)
- Budget & Decision: 예산과 결정권자를 딜 통제로 엮는 Sandler 접근법 (MEDDIC 연결)
- Fulfillment: 제안서와 프레젠테이션을 Sandler 규칙으로 통제하는 핵심 원칙
- Post-Sell Reinforcement: 계약 이후 리스크를 차단하는 Sandler식 사후 관리 전략
- 샌들러 세일즈 실행 프레임워크 정리: 파이프라인과 실행을 통합 관리하는 완성 가이드
본 Sandler 시리즈는 Sandler Official 과 HubSpot Sandler Guide 등의 권위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